지난 날의 추억(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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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에피소드(15)
입대한 지 6개월이 지나니 일병이 되었다. 내무반에 들어가면 고참 병장들은 일과 시간이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에 자유시간이 되면 흑백 텔레비젼이 잘 보이는 곳에 매트리스 위에 모포를 펴놓고 떡하니 누워서 TV를 본다. 그보다 밑의 병장은 차마 매트리스 위에는 눕지못하고, 침상에 ..
2011.12.13 -
깊은 산속의 독가촌!!
오래전 경북 영덕에 있는 팔각산에 갔을 때다. 8개의 뿔처럼 뾰쪽한 바위봉이 있다고 해서 '팔각산'이라고 한단다. 산행을 마치고 하산을 하는데 저 아래 나뭇가지 사이로 외딴집이 두 채 보인다. 당시의 팔각산 산행코스가 옥계계곡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려 철제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시..
2011.11.10 -
논길에서 애절하게 울었던 뜸부기
'뜸부기' 여름방학이 되면 무료해진 아이들은 더위를 이기려고 저수지며, 웅덩이를 헤집고 다닌다. 해가 중천을 지날 때 어디선가 몰려온 한덩이 구름이 한줄기 시원한 비를 불볕더위에 달궈진 비포장도로와 벼논 위로 뿌려준다. 그렇게 잠시동안의 비가 지나가고 서산에 무지개가 걸리면 저 개울 건너 어느 집 벼논에서 큰 울림이 들려온다. "꺼~엄, 꺼~엄, 꺼~엄, 껌껌껌껌껌~~" 애절하고도 자리러질 듯한 울음소리 어떤 사연이 있길래 목을 위에서 아래로 쭈~욱 내리면서 그렇게 잦아질 듯, 잦아질 듯 애절하게 울었을까 웃 자란 벼고랑 사이로 움직이면서 간혹 벼 위로 붉은 벼슬을 드러내던 뜸부기!! 꼭 병아리같은 검은 새끼들을 거느리고 이논에서 저논으로 눈치보며 잽싸게 움직이던 뜸부기를 잡겠다고 무논에 맨발로 들어서면..
2011.11.01 -
군생활 에피소드(14)
1개 포대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취사반장을 포함하여 4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취사장 부엌에는 큰 무쇠 솥이 2개가 있었는데 한개는 밥을 다른 한개는 국을 만들었다. 무쇠솥 뚜껑은 나무로 둥글게 만들어서 덮었고, 불은 뒷쪽 아궁이를 통해 석유버너를 사용했는데 밥을 퍼거나,..
2011.10.14 -
어느 작은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이야기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그대 노을 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모자 씌여 주고파~~" "어느 작은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듣노라면 중년인 이 사람의 가슴도 옛생각에 설레인다. 모든게 풍족하지 않고 고단했던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까만 교복과 교모를 쓰고 30리 길이 넘는 학교를 자전거로 통학을 하였다. 10리 정도 떨어진 곳에 중학교가 있었지만 郡에서 명문으로 불리는 한 학년에 7반이 있는 비교적 큰 중학교로 진학하여 그렇게 먼길로 학교를 다녔었다. 중학교 때는 철없이 그럭저럭 지나갔는데,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사춘기가 되었는지, 온통 머리 속에는 하얀 칼라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크게 자리를 잡고서는 떠날 줄을 몰랐다. 어느 해 여름방학인가 같이 국민학교를 다녔..
2011.10.07 -
고향친구와 방앗간!!
근 30년 동안 만나지 못한 고향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근동에 있는 농민들이 수확한 벼를 도정하여 흰 쌀밥을 먹도록 지대한 공헌을 한 "방앗간" 둘째 아들이었다. 워낙 친하게 지내다 보니 우리집보다 그 친구집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시골에서 "양조장"이나 "방앗간"을 하는 집은 대체로 부유하였고, 우리가 보리밥을 먹을 때 그들은 흰 쌀밥을 먹고 살았다. 도정하는 날엔 온 동리가 쿵~ 쿵~ 하는 발동기 소리로 요동을 쳤다. 그 발동기는 1 기통 직립 원동기였는데, 주물로 만들어진 둥근 큰 휠이 양 쪽에 달렸고, 시동을 걸 때에는 한사람은 휠 중앙에 있는 구멍에 크랭크 처럼 생긴 쇠로 만든 손잡이를 끼우고 그 손잡이에 다시 길다란 밧줄을 걸어서 한사람은 오른팔로 회전운동을 한사람은 밧줄로 직선운동..
201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