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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농사 폐농(廢農) 했다.
이곳은 욱수천에서 망월지로 물이 흘러들어오는 곳이다. 그곳을 들여다보니 세력은 아주 약하지만, 두꺼비 올챙이의 활동이 보인다. 두꺼비 농사가 '피농'[폐농(廢農)의 경상도 방언]했다. 작년 4월에 아주 몰상식한 인간이 두꺼비 올챙이가 한창 자라나는 시기에 저수지 물을 무단 방류한 탓에 99%의 올챙이가 폐사했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 올해는 올챙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불광사 축대의 높이는 두꺼비 올챙이의 시각에서 본다면 에베레스트처럼 보이는 '넘사벽'이다. 동국대학교 이사장으로 출세하신 '돈관스님'에게 부탁드립니다. 두꺼비 새끼가 산으로 올라갈 때 저 축대에다가 베니어판으로 완만하게 경사를 만들고, 거기에 부직포를 덮어서 두꺼비 새끼가 잘 올라갈 수 있도록 조속한 조치 바랍니다. 망월지 두꺼비들에게 든든..
2023.04.02 -
올해도 어김 없이 할미꽃을 피웠다.
가뭄 탓인지 할미꽃이 실하지도 않거니와 붉은빛도 덜하다. 봄에 피는 많은 꽃 중에서 꼭 마주하고 싶은 꽃이 있다. 그것은 '할미꽃'이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길 꺼리는 무덤에 피는 꽃이 할미꽃이기에 그것을 보려면 싫든 좋든 누군가의 무덤에 가야만 한다. 오늘도 할미꽃을 보려고 매년 오는 곳에 들린다. 지체가 높은 이의 유택이라면, 이런 곳에 터를 잡았을 리가 없다. 정말 어느 이름도 없는 민초(民草)의 무덤이다. 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지만, 고온 임에게 간단히 예를 갖춘 다음 무덤의 봉분을 찬찬히 살핀다. 올해도 어김없이 할미꽃이 꽃을 피워냈다. 봉분 꼭대기에서 예를 갖추는 나에게 깊게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전한다. 물기가 없는 무덤에 할미꽃이 근근이 피었다. 언제였던가? 과거 직장에서 공..
2023.03.28 -
도롱뇽이 또 이런 어리석은 짓을~
혹시나 했더니 또 역시나였다. 몇 년간에 걸쳐서 도롱뇽이 이곳에 알을 낳았고, 결론적으로 이곳에 고인 물의 양이 적어서 자연 증발함에 따라 알이 모두 말라 죽거나 알이 썩는 변을 당했다. 내가 알을 낳은 도롱뇽을 보았다면 이곳에 알을 낳으면 모두 죽는다고 알아듣게 타이를 터인데 도통 어미 도롱뇽은 어디 숨었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저렇게 알만 낳아 놓았다. 어리석은 도롱뇽을 탓하다 보니 어느덧 욱수지 바위에 다다른다.
2023.03.28 -
나무 위에서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산책하던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나무를 쳐다보고 있다. 무슨 일이 있는가 보았더니 나무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이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범인이 누군가라는 것은 이내 알아차렸다. 산까치로도 불리는 '어치'였다. 양념으로 까마귀 소리까지 흉내 낸다. 동영상이 시작되어 7초 지나는 시점에 아주 분명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하지 마!!"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골이 송연해진다.
2023.03.28 -
오래된 참나무에 가한 아주 잔인(殘忍)한 톱 질
오래전에 어느 일본 기자가 쓴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의 요지는 "사물에도 영혼이 있다"라는 것이었다고 기억한다. 나는 아주 공감하였다. 그래서 망자(亡者)가 생전에 애지중지하던 물건이 혹시 바깥에 버려졌거나 유족이 주더라도 절대 집 안에 들여놓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사물에도 영혼이 있을 수 있거니와 망자가 애틋하게 사용했던 그 물건에 망자의 영혼이 고스란히 묻어있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또래의 남보다 마이카를 늦게 장만했다. 돈도 풍족하지 않았을뿐더러 남에게 자가용으로 과시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늦게 장만한 준중형 승용차를 늘 애지중지 보듬으며 타고 다녔다. 주변에서는 아주 승용차를 모시지 그러느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렇게 타고 다니다가 다른 승용차를 구입하였..
2023.03.26 -
가전지(家前池)의 기러기와 잉어
오른쪽 다리의 물갈퀴가 실종된 이 기러기 녀석은 대구 농업 마에스터고(구 대구농고)의 마스코트다. 밤낮으로 가전지 물넘이에서 다른 수컷인지 암컷인지 모를 단짝하고 살고 있다. 이곳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이 녀석을 보고 모두 집 오리라고 생각한다. 관찰력은 대부분 엿으로 바꿔 먹었다. 이 녀석은 물갈퀴를 잃은 여러 설(說)이 분분한데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견에게 당했다는 설과 이곳 가전지 주변에 서식하는 너구리에게 당했다는 설이 있다. 이 녀석을 다시 본 것은 근 6개월 만이다. 용케도 먹이가 귀한 겨울에 너구리의 밥이 되지 않아 저렇게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그래도 몇 번 본 사이라고 아주 가깝게 가도록 곁을 내준다. 사람의 인기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전지 물넘이까지 가까이 와서 먹이활동을 한다. 물..
2023.03.22